백설공주 살인사건

白ゆき姫殺人事件 (2014)

감독 : 나카무라 요시히로
원작 : 미나토 가나에

이전에 볼까말까 하다 관심작품만 찍어놨던 영화였는데 최근 아야노 고 에게 관심이 생겨서 꺼내봤다.
악역으로만 보던 아야노 고의 또 다른 찌질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전혀 다른 사람 같이 분해서 원래 그런 유형의 사람인가 싶어지는 연기력, 계속 보고 싶은 배우다.

영화는 아야노 고 가 맡은 아카호시 유지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유지는 방송국의 외주 영상 제작사에서 일을 하는데, 대학교 동창인 리사코에게서 최근 화제인 백설공주 살인사건의 진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번 건이 대박이 날 거라 확신한 유지는 트위터에 생중계를 하며 관련자들을 취재한다.
레일로드처럼 시로코 미키가 범인임을 가리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어린 시절 가장 친한 친구였다는 유코의 말에 숨이 헉 하고 멎는다.
"사람들은 항상 거짓된 기억을 하고,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것만 말할 뿐이야."

지금까지 들었던 주변인들의 말이 되감기되며 누가 어디서부터 어떤 거짓을 말했을까 싶어졌다.
사건의 진상은 이러했다.
피해자인 미키 노리코는 처음 리사코가 말한 것처럼 예쁜데다 착하기까지 한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들 앞에선 완벽하게 좋은 사람이었지만 자신이 보기에 하찮은 사람과 둘이 있을 땐 막말도 서슴치 않고, 자신에겐 모든 게 있음에도 하나 있는 사람의 그 하나를 빼앗는 사람이었다.
물론 그런 사람이니 죽인 게 옳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노리코가 범인과 미키를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았음은 맞다.
그냥... 내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회사를 관두고 친구와 술 마시며 잔뜩 욕이나 해야지 어째
그렇게 교묘히 남을 괴롭히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엥이,,!

아무튼 그렇게 언론과 대중은 시로코 미키를 범인으로 몰아가며 그녀의 가족과 어린시절 사건까지 찾아내 사회적으로 매장한다.
범인이 아닌 게 밝혀졌을 때 이미 미키는 음침하고 열등감에 사로잡힌 마녀로 전국민에게 낙인이 찍힌 상황이다.
미키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 방송국은 달랑 짧게 사과하고 꼬리를 자른다.
그렇게 죽으라고 욕하던 사람들도 sns글을 삭제하며 자신들의 죄책감도 삭제했는지 아무렇지 않은 일상을 이어간다.

부모에게까지 믿음을 받지 못한 미키가 어두운 방에서 유코의 불빛을 발견했을 때 나도 같이 울어버렸다.
'세상 모두가 네게서 등을 돌려도 나는 네 편이야.'
세상에게 난도질당해 삶의 끝까지 간 상태에서 어린 시절 친구와 마음이 닿아 다시 희망의 불을 켜는 모습이 너무 슬프고 좋았다.
작중에 계속해서 희망 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나는 그때마다 절망을 생각했다.
언젠가는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만큼 미키가 강한 사람이라 다행이었다.